안녕하세요, 여러분. 인도네시아에서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는 현지아 기자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 이둘 피트리(르바란)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둘 피트리 Idul Fitri 란?


이둘 피트리

이둘 피트리 또는 르바란이란 인도네시아에서 이드 알 피트르 Eid al-Fitr 를 부르는 명칭으로, 한 달 동안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끝마친 것을 성대하게 축하하는 날입니다. 이슬람력 10월(양력 8-9월) 첫째 주에 시작되며, 아랍어로 “금식을 깨는 향연”, “달콤한 축제”라는 뜻입니다. 올해 이둘 피트리 휴무는 6월 11일부터 20일까지로 주말까지 합치면 2주에 달하는 기간으로 유독 길었습니다.


마침 이번에 인도네시아 교수님 댁에 초대를 받아 다녀왔는데요. 인도네시아의 최대명절인 이둘 피트리는 어떤 모습인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민족 대이동, 무딕


무슬림 귀경길

무딕(귀성) @ 2008. Midori. all rights reserved.

종교적인 명절이기는 하지만 그 양상은 우리나라의 추석이나 설연휴를 떠올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둘 피트리는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인도네시아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하고 친지들을 방문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나눠주는 것도 비슷합니다.


인도네시아어로 귀성을 무딕Mudik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세계 4위로 2억 6,600만명에 달합니다.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이 때, 비행기, 배, 기차, 버스 등 티켓을 구하기란 쉽지 않으며 요금 역시 치솟습니다. 대중교통의 부족으로 대부분 오토바이로 이동하는데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장거리 이동으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특별한 르바란 인사법

"Selamat hari raya Idul Fitri"

슬라맛 하리 라야 이둘 피트리


"Mohon maaf lahir dan batin"

모혼 마앞 라히르 단 바띤

첫번째 문장은 이둘 피트리 명절을 축하한다는 일반적인 인사고, 두번째 문장이 조금 특별합니다. 한국의 설이나 추석에는 예를 들면 부모님께 건강하시라거나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인 일반적인데, 인도네시아 이슬람에서는 용서를 구합니다. 그간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를 바란다는 뜻으로 Lahir는 잘못된 행동, Batin은 잘못된 마음을 뜻합니다.




#명절 음식 끄뚜빳



끄뚜빳

직접 만든 끄뚜빳 @ 2018. Hyun Jiah. all rights reserved.


끄뚜빳 Ketupat 은 이둘 피트리 때 먹는 명절 음식으로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태국 남부, 싱가폴의 무슬림 사회에서도 이 날을 기념하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마을 어르신께 만드는 방법을 한 번 배워보았는데요. 친구 두 명은 바로 포기하고 저는 한 시간 정도를 반복해서야 겨우 겨우 이해할 정도로 아주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바깥 부분이 완성이 되면 쌀을 그 안에 넣고 찝니다. 찌고 나면 잎은 갈색으로 변하고 내용물은 떡이 됩니다.


끄뚜빳은 “잘못을 인정하다”라는 뜻의 “꾸빳(Kupat)"이라는 자바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야자잎은 인생에서 저지르는 죄를 상징하며 야자잎을 벗기면 나오는 쌀떡은 순수를 뜻합니다. 즉, 죄를 씻고 순수함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딱비란 Takbiran 과 베둑 Bedug



bedug

베둑 @ 2015. Kembangraps. all rights reserved.


딱비란은 이둘피트리 전날 밤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와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가장 고조에 이르는 날입니다. 신을 찬양하는 기도 소리와 음악, 노래, 춤으로 늦은 밤까지 축제 분위기가 계속 됩니다. 베둑은 이둘 피트리 때 빠질 수 없는 악기로 염소가죽으로 만든 큰 북입니다. 원래 금식 시간이 끝나는 시간을 알리는 악기인데 딱비란에는 베둑 북소리가 음악 소리와 함께 밤새도록 울려 퍼지기 때문에 잠에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을에 따라서 베둑 대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 이둘 피트리의 풍경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원문

By 한-아세안센터 (한지아님)